정신병리 이론
1) 정신병리의 일반적 원인
Freud가 정신분석 이론을 발전시킨 일차적 이유는 그 당시의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히스테리를 비롯한 정신장애의 원인과 치료방법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었다. 초기에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외상 경험이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다가 임상적 증상으로 표출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상 경험에 대한 호나자들의 기억이 자주 변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Freud는 그러한 경험이 사실이 아니라 공상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실재하는 사건보다는 환자의 내면적 욕망과 공상이 증상을 초래하는 주된 심미리적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Freud는 환자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는 무의식적인 심리적 역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Freud에 따르면 인간의 내면세계는 원초아, 자아, 초자아가 무의식 속에서 경합하는 역동적인 세계이다. 원초아는 야생마처럼 성적인 또는 공격적인 욕망의 즉각적인 충족을 요구하며 날뛴다. 초자아는 엄격하고 깐깐한 교사처럼 도덕적 규범과 부모의 가치를 요구하며 압박한다. 자아는 외부적으로 현실의 상황을 고려하는 동시에 내면적으로는 원초아와 초자아의 요구를 절충하고 조정하기 위해서 애를 쓴다. 이처럼 인간의 내면세계는 다양한 심리적 세력 간의 힘겨루기와 더불어 타협을 위한 암중모색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장이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아가 잘 발달되어 주도권을 쥐고 원초아와 초자아의 요구를 적절하게 해소하면서 현실에 잘 적응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아가 조정자의 기능을 잘 하지 못하게 되면 무의식적인 갈등이 심화되고 심리적 증상이 초래될 수 있다. 무의식적인 갈등이 심화되는 첫 번째 이유는 성적이거나 공격적인 욕구의 과도한 억압으로 인해 짓눌린 원초아의 요구가 강력해지는 것이다. 둘째는 초자아가 과도하게 경직된 윤리의식이나 완벽주의적인 가치를요구하는 경우이다. 셋째는 현실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한 ㅅ미리적 부담이나 스트레스로 인해서 자아의 기능이 약화되는 경우이다. 어떠한 경우든 자아가 효과적으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심리적 불안을 느끼게 된다.
불안을 느끼게 되면, 자아는 방어기제를 동원하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방어기제는 매우 다양하다. 개인은 자신에게 익숙한 방어기제를 통해서 불안을 감소시키고자 한다. 이때 특정한 방어기제를 너무 자주 그리고 융통성 없이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현실적응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정신병리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미숙한 방어기제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면 부적응이 심화되어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정신장애의 증상은 방어기제의 유형과 더불어 무의식적 갈등의 내용과 상징적 또는 연상적 관련성을 지닌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방어기제는 그 성숙도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Vaillant(1971,1992)는 방어기제를 그 성숙도에 따라 성숙한 방어(예:승화, 이타주의, 유머), 신경증적 방어(예:억압, 반동형성, 대치, 합리화), 미성숙한 방어(예:퇴행, 신체화, 동일시, 행동화), 자기애적 방어(예:부정, 분리, 투사)의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적응에 도움이 되지만, 다른 유형의 방어기제는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부적응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정신장애의 증상은 개인이 사용하는 부적응적인 방어기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Freud는 성격특성과 정신장애의 기원이 어린 시절의 경험에 있다고 보았다. 그는 1920년에 발표한 [쾌락원칙을 넘어서]에서 반복강박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과거에 경험한 것을 반복하려는 집요한 경향이 있으며, 특히 어린시절에 경험했던 행동을 성장 후에도 반복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경험하는 심리적 갈등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갈등이 부활하거나 재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개인의 성격과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의 심리성적 발달과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성적 발달과정에서 과도한 욕구만족이나 좌절을 경험하게 되면 특정한 발달단계에 고착되어 성숙한 성격으로의 발달이 저해 될 수 있다. 또한 성장한 후에도 심한 좌절을 경험하면 만족스러웠던 이전의 발달단계로 퇴행할 수도 있다. 특히 Freud는 남근기에 겪게 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관련된 무의식적인 갈등이 나중에 성인기의 신경증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보았다.
모든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원만하게 통과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인간은 대부분 성격적인 문제점과 정신병리에 대한 취약성을 지닌다. 특히 심리성적 발달의 좀 더 이른 단계에서 갈등을 경험할수록 더 미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되고 그 결과 더욱 심각한 정신장애를 나타낼 수 있다. Freud는 남근기의 오이디프수 콤플렉스에 초점을 맞추어 신경증을 설명하는 데 주력한 반면,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남근기 이전의 생애 초기 단계에서 겪게 되는 어머니와의 관계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심각한 성격장애와 정신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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